고구마 캐는 날. 손가락 골절로 수술받은 일꾼 남편 대신 지인이 고구마밭 일꾼으로 차출되었다. 10 이랑 정도의 밭이라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엄쉬엄 놀이 삼아 하겠다는 마음으로 발을 들여놓았다가 5분도 되지 않아, 이게 보통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게 텃밭 일. 아마, 함께 한 지인께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 터이나, 씩씩하게 고구마줄기를 걷어내고, 자리잡고 앉아서 고구마를 캐기 시작하는데 고구마가 앉아있는 모양이나 깊이가 불규칙해서 호미로 땅을 파고, 긁고, 쭈그려 앉았다 땅에 털썩 앉았다, 의자 놓고 앉아 캐고 또 캐는데 참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 나는 지인과 함께 고구마를 캐다가, 솎아서 씻어 소금에 절인 무청을 뒤집어 놓고, 재빠르게 주방에 들어가 김치 담글 풀을 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