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지구가 끓고 있다.
하와이와 캐나다에서는 많은 사상자를 낼 정도의 엄청난 산불이, 파키스탄이나 인도에서는 심각한 폭우로 지구촌 어디든 편안한 곳이 없을 지경이다.
높아진 해수 온도로 빙하가 녹아내려 곧 지구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벌써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체감하지 못하다가, 얼마 전, 올봄까지 열매를 따 먹었던 멀쩡한 앵두나무가 누렇게 죽은 것을 보니 갑자기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구순 노모는 나무가 죽은 게 몹시 서운했는지, 차라리 베어버리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나는 엄마가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라고는 하시면서도 혹시 자신의 죽음으로 받아들여 위축되지 않으셨을까 잠시 걱정이 되었다. 그 순간, 남편이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얼른 나무를 베러 나갔다.
사실 난, 나무가 죽은 것보다 엄마가 이 폭염에 기운없어 하실까가 더 큰 걱정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엄마가 에어컨 틀어 놓고 거실에서 열독 중이신 모습을 보니 그나마 한시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