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똘기와 도사리

신실하심 2023. 8. 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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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지나간 후 주말.

 

태풍으로 인해 엄마의 보물인 감나무의 감이 많이 떨어졌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었는데, 마당에 보이는 감 도사리(=떨어진 낙과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가 겨우 1개뿐이다.

 

예년 같으면, 작은 바람만 지나가도 후드득 감이 떨어져 자식에게 나눠 줄 감이 적어지면 어쩌나 걱정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먼저 보이곤 했다.

 

올해는 두 그루의 감나무에 감이 무척 많이 달려 대부분의 가지가 아래로 축축 쳐진 상태.

 

오고 가며 봐도 신통한 굵직굵직한 감 똘기(=가지에 붙어 있는 덜 익은 과일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들의 표면에 노란색이 입혀지고 있어 올 가을 수확의 시간이 기다려진다.

 

삭은 소똥을 퍼 날라 거름으로 주었던 텃밭 집사 남편의 수고와 자식들을 챙기고픈 노모의 기도에 하늘이 감동했는지, 강한 태풍에도 무사한 감 똘기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천지만물에 두루 펼쳐있음이 새삼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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