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 뒤란의 돌짝밭에 야생 갓이 한창이다.작년 가을 어디선가 날라온 갓씨가 척박한 돌짝밭에 뿌리를 내려 겨울을 지내더니 봄이 오니 여리한 야생갓 잎을 예쁘게 키우고 있다.지금은 연한 열무 줄기 정도의 굵기인데 좀 더 놔두면 질겨질까 봐 얼른 캐서 갓김치나 갓나물로 조리하려고 호미와 칼을 들고 나섰다.그런데, 뿌리의 깊이와 굵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연장을 사용해 자르고 캐려는데 도무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한참 뿌리와 실랑이 끝에 몇 포기를 캤는데 뿌리의 굵기가 어마어마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돌짝밭같이 척박한 땅에서 버텨내려니, 억세고 투박했던 우리네 아버지의 손처럼 굵고 넓고 억센 뿌리로 자라 땅속 깊이 뻗어 자신의 사방에 갓 줄기가 새끼를 치며 적당한 향을 담고 예쁘게 자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