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 집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꼬맹이 손주들에게는 늘 기다려지는 곳이다. 때 아닌 더위에 산천이 목마르다 신음하고 있는데, 감나무 아래에서 물놀이를 할 생각에 한껏 들떠 있는 손주들에게 더위 따윈 안중에도 없다. 거실에 펴 놓은 넓은 요 위에서 사방을 돌아다니며 실컷 자고 일어난 두 꼬맹이가 꼭두새벽부터 감나무 아래 세워 놓은 파라솔 테이블에 나가 노할머니와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하필 비 소식이 있어 물놀이를 할 수 있겠나 싶어 꾸물거리는데, 애들은 물놀이옷 입는다고 성화다. 그래, 비도 물이니 비 맞으면서 물놀이하는 것도 재밌겠지... 남편이 수돗가에 큰 파라솔을 하나 더 펴고 그 밑에 애들이 들어가 놀 수 있도록 큰 통에 물을 채워줬더니, 세상 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