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맘때면 분홍빛 예쁜 꽃을 피우던 상사화가 올해는 보이지 않아 내심 섭섭했는데, 지난주 드디어 포기까지 불려 나타났다. '엄마~ 여기 상사화 피었어요~~~' 집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마구 불러대는 내 소리에 귀가 어두우신 엄마가 들으셨나 보다.'어마나, 올해도 피었구나... 못 볼 줄 알았는데... 예쁘다...' 하시며 입가에 미소가 스친다. 노쇠하신 주인에게 잠시 기쁨을 준 상사화가 고맙다. 4월 경에 잎대가 나온 후 기온이 올라가면 잎이 죽고 그 자리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기에 결코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유래된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슬픈 꽃말을 가진 상사화지만, 그 자태만큼은 어디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곱고 우아해서 엄마의 텃밭 정원을 환하게 비추는 귀족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