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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상사화

여름 이맘때면 분홍빛 예쁜 꽃을 피우던 상사화가 올해는 보이지 않아 내심 섭섭했는데, 지난주 드디어 포기까지 불려 나타났다. '엄마~ 여기 상사화 피었어요~~~' 집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마구 불러대는 내 소리에 귀가 어두우신 엄마가 들으셨나 보다.'어마나, 올해도 피었구나... 못 볼 줄 알았는데... 예쁘다...' 하시며 입가에 미소가 스친다. 노쇠하신 주인에게 잠시 기쁨을 준 상사화가 고맙다. 4월 경에 잎대가 나온 후 기온이 올라가면 잎이 죽고 그 자리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기에 결코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유래된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슬픈 꽃말을 가진 상사화지만, 그 자태만큼은 어디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곱고 우아해서 엄마의 텃밭 정원을 환하게 비추는 귀족 꽃이다..

요지경 텃밭 속 상생(相生)

주인이 돌보지 못하는 텃밭에는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별별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지난 주말, 비 소식이 있었지만, 전 주에 정리하지 못한 잡초들이 있어 부랴부랴 갔는데, 일주일 새 잡초들이 다시 수두룩해졌다.비를 먹은 잔디도 손가락 한 뼘은 더 자라 있었고...ㅠ 아직 잔잔한 비가 내려 남편은 얼른 예초기를 들고 잔디 머리를 깎고, 나는 깻잎 몇 장을 자르려는데, 깻잎대 아래에서 쑥 자란 부추들을 보았다. 어머... 깻잎대가 햇빛 가리개 역할을 했는지 물 먹은 싱싱한 부추가 가득하다. 비좁은 땅에서 자리 다툼 없이 함께 살아내고 있으니 참 기특하다. 반면, 원래 부추밭이었던 울타리 가에는 생전 처음 보는 무시무시한 잡초들의 등살로 부추가 모두 사라졌다. 원래 땅 주인을 몰아내고 떡 하니 자리를 차..

모녀 4대의 짧은 여행기

미국 사는 딸이 우리 집에 들어오자마자 쏜살같이 안방으로 들어갔다.'할머니~~~''어마나, 이게 웬일이야. 언제 왔니?'할머니와 손녀가 부둥켜안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할머니~~~ 우리 여행 가게 컨디션 잘 조절해요!!!''여행? 어디로?''할머니 가고 싶은데 있어요?' 이렇게 해서 딸애가 95세 증조할머니, 70세 할머니, 8세와 2세 증손주 둘 등 교통 약자 4명을 데리고 경주와 포항을 돌아보고 오는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경주에 도착한 첫 날은 워낙 뜨거워, 점심 먹은 후 숙소로 가 짐을 풀고 푹 쉰 후, 천천히 저녁 식사를 하고 '동궁과 월지' 야경을 보기로 했다. 폭염 중 여행이라 낮거리에 비해 밤거리에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딸과 내가 주차와 휠체어 대여 등을 나눠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가족으로 ~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