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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꽃 낭만

어느새, 폭염의 계절이 지나고 따끈한 햇빛 아래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기막혔던 지난 주말.엄마를 모시고 또 엄마 집을 찾았다. 8월 내내 잡초와 씨름하며 살려 낸 부추밭에 부추꽃이 하얗게 피었는데, 예년 같으면 여름 내 쑥쑥 자라 벌써 몇 번은 잘라서 먹었을 부추가 올해는 잡초에 눌려 한 번도 먹질 못했다.ㅠㅠ 조선 부추라 마트제보다 부드러워 손질하기는 어려워도 먹기는 좋았는데... 그러다, 아직 찬 바람이 불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꽃이 핀 부추를 모두 자르면 한 번쯤은 새로 나는 부추를 먹을 수 있겠다 싶어, 꽃 달린 부추를 잘라 감나무 아래에 모아 놓았더니, 엄마가 기절을 하신다. '이거 뭐 하려고?' '올해 한 번도 먹지 못했으니 다듬어 졸김치 담그면 이번 추석에 동생들과 조금씩 나눠 먹을 수..

자연을 누리는 복

또다시 월요일. 자전거 타는 날.아침 7시. 엄마가 아직 잠자리에 계실 시간이라, 조용히 안전모를 챙겨 갑천변 자전거도로로 나왔다. 이른 아침인데도 자전거 타는 이, 달리는 이, 걷는 이들이 무척 많았다.햇빛은 살짝 따가운데 바람이 솔솔 불어 상쾌한 자전거 라이딩이다. 게다가 푸른 하늘에 흰구름들, 초록초록 야생풀들과 어쩌다 보이는 노랑·하양 ·분홍 ·파랑 야생화, 새벽빛을 받아 반짝이는 갑천 물, 심지어 폐 깊숙히 들어오는 맑은 공기까지... 시야가 밝아지니 마음이 뻥 뚫리며 여기가 천국인 듯 몸과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져 갑자기 세상과 나는 간데없고 경이로운 창조 세계만 가득하게 느껴졌다. 성령의 임재하심이 느껴지고, 걱정과 염려가 사라져 온갖 것들이 감사와 은혜로 다가왔다.좀더 너그러워질 수 있..

때를 알기

40℃를 육박하는 폭염의 계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산들바람이 살랑되는 가을을 향해 시간이 흐른다.여름내 무성한 잡초 사이에서 맥을 추지 못했던 부추가 일주일 새 잡초를 거두어 낸 곳에서 일제히 꽃을 피웠다. 줄기의 끝자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6잎 부추꽃은 멀리서 보면 어여쁜 소녀 머리에 씌운 순결한 화관 같아 텃밭을 환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텃밭에 앉아 있는 부추꽃 위로 벌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부추꽃도 꽃인 게 분명하다. 뜨거운 날 동안, 자리를 놓고 잡초와 사투를 벌였던 부추.그럼에도 때 맞춰 일제히 고운 꽃을 피운 부추들이 가상하다. 게다가, 하얗고 우아한 꽃을 자세히 보노라면 잡초와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흔적이 하나도 없이 그저, 따끈한 햇빛 아래 부드러운 바람결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