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개설한 [창조 세계 보전을 위한 작은 실천] 공부팀이 하늘, 바람, 구름, 기온 등이 매우 완벽했던 어느 토요일 오전 9시, 집게와 생분해 비닐봉지를 하나씩 들고 교회로부터 시작해 근처 갑천변까지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
어른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에 참여한 아가들은 쓰레기를 찾다가 애벌레와 나비 등을 쫓아다니느라 분주하고, 어른들은 여기저기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우면서도 적당한 바람과 초록 들풀, 노란 금계국이 인사하는 천변까지 걸으며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의 경이로움을 좀 더 세밀히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거리가 무척 깨끗해 봉지에 담을 쓰레기가 없겠다 싶었으나, 웬걸, 1시간 여 활동 후에 모인 쓰레기가 50리터 쓰레기봉투 2개 정도의 분량이나 되어 모두 놀랐는데, 사실 눈에 띄는 큰 쓰레기보다, 콘크리트 벽돌 틈새에 끼어 있는 담배꽁초나 작은 스티로폼 조각 등이 많아 그것들을 빼내는 작업에 시간을 꽤 많이 할애했다.
그리고, 바쁜 마음을 내려놓으니 길거리 작은 들풀까지 눈에 선명히 들어오고, 스쳐가는 바람의 향기도 그윽이 느껴지면서 주 안에서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이 일어나 자연스레 하나님과 교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도 내게는 큰 수확이었다.
짧은 활동 후, 교회에 다시 모여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소회를 잠시 나눌 때, 모인 이들은 한결같이 이제껏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당연하게 누리기만 한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느껴져 지금부터라도 좀 더 친밀하게, 감사하며 깨끗이 돌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소회를 말하였는데, 나 역시, 우리를 품고 있는 세상 여기저기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치우면서, 어쩌면 내 마음 어딘가에도 파묻혀 있을 슬픔과 낙망, 비판과 교만 같은 쓰레기들을 좀더 꼼꼼히 끄집어 내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니, 이 날의 걸으며 줍는 단순한 활동이 하나님의 마음을 새롭게 알아가는 기도로 연결되는 '걷祈禱와 줍祈禱'의 귀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 무척 감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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