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5~6℃ 정도인 따뜻한 겨울. 모처럼 눈이 조금 왔다. 그동안 선물 받은 눈사람 만드는 기구를 사용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던 손주들이 드디어 눈밭으로 출동.덩달아 할아버지도 애들과 나서서 눈을 모아 눈사람 모형틀에 눈을 꼭꼭 넣어주지만 눈이 뭉쳐지지 않아 꼬맹이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겨우 꼬마 눈사람 2개를 만든 후, 집에 가져가겠다는 걸 다 녹는다고 달래 노할머니집 감나무 밑에 세워 놓고 집으로 왔다. 다음 날, 교회에도 눈사람 틀을 가져갔는데 얼음으로 변해버린 눈이 더 뭉쳐지지 않자 포기했는지 눈 쌓인 교회 마당을 달린다. 그래, 얘들아~ 달리기가 눈사람 만들기보다 실속있지~ 하다가 이제 내가 어릴 적 만들며 놀던 나 만한 눈사람을 어디서고 볼 수가 없게 된 게 공연히 애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