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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도 기지개를 켜는 따뜻한 봄날, 마당을 가로질러 맘대로 소리 지르며 뛰노는 아가들의 발소리가 무척 명랑하다.
매일 집 안에서 뛰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사는 애들에게 실컷 뛸 수 있는 증조할머니 집은 천국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텃밭 돌보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환한 표정에 사방이 더욱 밝아진다.
앵두나무를 자르려는 할아버지 옆에 벌러덩 앉아서 왜 자르냐는 3살 손자의 물음에 나무가 죽어서 자른다 했더니, '앵두나무가 슬프겠어요...'하는 어린 손자. 측은지심의 마음을 평생 간직하길 바라는 기도를 드린다.
자세히 살펴보면 텃밭과 꽃밭 사이에 고개를 내민 여러 새싹들이 보이는데, 5살 손녀가 무척 진지하게 바라본다. 혹시, 땅 속에서 삐죽삐죽 올라오는 봄 새싹 소리를 귀담아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엊그제 노할머니가 심은 상추, 쑥갓, 완두콩, 강낭콩, 감자, 호박 등이 묻힌 텃밭에 물을 주는 할아버지 옆에서 물줄기를 따라 신나게 뛰노는 어린 손주들에게 이곳은 온통 자신만의 세상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가들이 합창한다. '내일 또 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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