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아주 특별했던 하루

신실하심 2024. 3. 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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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내 생일 전날, 5살 손녀가 침대에서 나오며 '한 번만 더 자면 할머니 생일이다~'한다.

 

어떻게 기억했지? 며칠 전 알려준 건데...ㅎ

 

근데 할머니 생일에 뭘 먹을까? 했더니,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줄줄이 읊는다. 우동국수... 돈가스... 젤리... 아이스크림... 딸기...

 

그럼 갈 곳은 이미 정해졌네.ㅎ

 

마침 생일이 주일이라 영어예배를 섬기고 나오는데, 손녀 왈, '할머니 이 쪽으로 오지 마세요~ 보면 안돼요...'

 

뭐지?

주변 분들이 내게 다가와 오늘 생일이냐고 묻는다. 아하... 손녀가 영어 어린이 예배 들어가서 다 소문냈구나 싶었다.

그리고 바로 여기저기 접은 노란 종이를 내민 손녀.

어린이 영어 예배 꼬맹이들이 합작해서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생일 카드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할머니 생일이니 누가 기도할래 했더니, 손녀가 대뜸 '하나님, 오늘이 할머니 생일이라 맛있는 곳에 왔는데 잘 먹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할머니를 축복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헐. 할머니를 축복하는 꼬맹이 손녀의 기도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ㅎ

촛불 잔치를 해야 한다며 케이크를 사러 가자는데 손녀와 손자가 원하는 케이크가 달라 결국 각자가 원하는 조각 케이크를 샀다. 또, 자기들 맘에 드는 고깔모자를 구하러 다니다 실패해, 결국 집으로 와 급히 달력을 뜯어 배 모양을 만들고 마스크줄을 달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생일 모자를 쓰고, 촛불도 셋이 같이 끄면서 뽀뽀를 받는 걸로 나의 생일 축하 식이 드디어 끝났다.

 

손주들이 없었으면 조용히 지냈을 생일이 오랜만에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하루가 되었다. 

 

덕분에, 오늘 같은 아주 특별한 생일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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