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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폭염도 오지 않았는데, 엄마의 텃밭 시계는 가을 김장을 향해 달리나 보다.
매주말 우리가 가면 할 일을 계획해 놓고 계신데, 지난주는 마트에서 실파를 사다 텃밭에 심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 실파가 초겨울 김장 때가 되면 대파로 자라 오 남매 김장에 필요한 양념거리가 되니 엄마에겐 무척 중요한 작업이다.
아마도, 며칠 전부터 실파를 심을 자리를 정리하고 심을 양까지 머릿속에 정리 정돈해 놓으셨을 거라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로 실파를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니, 엄마는 이미 텃밭에 나와 계셨다.
엄마는 텃밭에 물을 주고 실파를 가지런히 심은 다음, 잘 자라라고 다시 두둑에 물을 흠뻑 주셨는데, 구부러진 허리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버거워 보이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엄마에게 텃밭은 삶을 계획하게 하는 생명줄임을 알기에 그저 원하시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조용히 돕는 것으로 엄마의 시간을 따라 섬겨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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