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비 오는 날, 물놀이

신실하심 2024. 6. 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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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할머니 집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꼬맹이 손주들에게는 늘 기다려지는 곳이다. 
 
때 아닌 더위에 산천이 목마르다 신음하고 있는데, 감나무 아래에서 물놀이를 할 생각에 한껏 들떠 있는 손주들에게 더위 따윈 안중에도 없다. 
 
거실에 펴 놓은 넓은 요 위에서 사방을 돌아다니며 실컷 자고 일어난 두 꼬맹이가 꼭두새벽부터 감나무 아래 세워 놓은 파라솔 테이블에 나가 노할머니와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하필 비 소식이 있어 물놀이를 할 수 있겠나 싶어 꾸물거리는데, 애들은 물놀이옷 입는다고 성화다. 그래, 비도 물이니 비 맞으면서 물놀이하는 것도 재밌겠지...
 
남편이 수돗가에 큰 파라솔을 하나 더 펴고 그 밑에 애들이 들어가 놀 수 있도록 큰 통에 물을 채워줬더니, 세상 신이 났다.
 
한참 동안 물통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깔깔 꼴꼴 신나게 놀더니, 계단 위로 올라와 배고프다고 간식 상자를 펼쳐 이것저것 꺼내 먹는 재미에 다시 푹 빠졌다.
 
그 사이, 계단 아래 세상에는 고대하던 비가 죽죽 내려 목말라 애가 타던 텃밭 채소들에게 기막힌 선물을 선사한다.
 
비가 오니 채소들이 즐겁고, 비 맞으며 물놀이하니 더 재밌는 비 오는 날의 물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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