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의 선선한 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의 흰 구름이 일품인 9월의 어느 날. 엄마 텃밭의 여기저기에서 이쁨을 뽐내는 꽃들... 어라! 작은 나무 같던 취나물 줄기 끝에 흰잎의 꽃이 활짝 피었네... 꽃의 자태가 어찌나 여리여리한지 귀여운 어린 공주같다. 척박한 돌밭이지만 줄기를 올곧게 세우려고, 거칠고 투박해지도록 뿌리가 감내한 고통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원더풀!!! 원더풀!!! 장독대 옆에는 가지가 두 대 서 있는데, 작은 가지꽃이 여기저기 피었다. 부끄러운 듯 하늘 향해 얼굴을 돌리지 못하는 연보라색 가지꽃을 보려고 땅에 엎드렸더니, 가지꽃의 속얼굴과 함께 툭 트인 푸른 하늘이 눈에 가득하다. 늘 땅을 향해 숙이고 있던 가지꽃이 당당했던 이유가 하늘이 언제나 자신을 감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