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엄마 집 뒤란의 자갈밭에는 자생 머위와 취나물이 자리다툼을 하는데, 언제나 이기는 쪽은 머위다.
머위는 일단 잎과 줄기가 크고 생존 능력이 탁월해서 한국 농촌의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자생 식물인데, 어쩌다 머위 밀림으로 변신한 뒤란이 정신없어 머위를 다 잘라버리셨다는 엄마 말씀에, 속으로는 에구, 아까워라. 머윗대...ㅠㅠㅠ
하지만, 얼마 안되어 또다시 머윗대가 올라올 테니 아쉽진 않다.
재밌는 건, 주인 덕에 머위 밀림이 사라지고 나니, 슬슬 기 펴고 일어난 녀석이 있으니, 바로 취나물이다.
지난주, 엄마 말씀.
'네가 안 뜯어가서 뒤란에 취나물이 난리가 났다...'
얼른 일어나, 뒤란으로 가니, 정말 난리 난리... 이게 취나물이야 아님 취나무야? 헐...
넓은 머위잎 아래 다소곳이 앉아있던 녀석들이 모두 나무가 되어 보들보들 취나물 잎 대신, 억세고 건장한 취나무(?) 잎이 되어 있었다.
먹는 것을 버리면 죄라고 믿는 엄마의 걱정을 덜어드리려, 잎은 뜯고 줄기는 모두 가위로 잘라 머위 무덤에 같이 올려 놓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였는데, 머위 없는 틈에 잠시 나무로 변신한 취나물의 흥왕이 아쉽게 끝이 난 순간이다.
'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 정글(jungle) (0) | 2022.08.16 |
---|---|
여름 채소...맛.맛.맛. (0) | 2022.08.12 |
고구마줄기 덕에 해변삘(feel)^~^ (0) | 2022.08.03 |
고구마줄기 전성시대(?) (0) | 2022.07.18 |
사위는 맥가이버~ (0) | 2022.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