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특별한 어버이날

신실하심 2024. 5. 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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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버이 주일에는 본교회가 텅텅 비어도 좋으니 부모님 교회에서 부모님과 함께 예배드리고 오라는 담임목사님의 권면에, 어린 손주 둘과 엄마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엄마가 섬기시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애들은 언제나 증조할머니 집을 방문하는 토요일을 무척 기다리는데 하룻밤을 잘 거라는 말에 더더욱 신이 났다.

 

기력이 많이 쇠하신 엄마도 증손주 만나는 날에는 어디서 생기는지 알 수 없는 힘이 올라와 얼굴에 화색이 도시는데, 이 날도 잠자리 펴 놓고 에미애비 찾지 않고 밥 잘 먹는 애기들이 너무 신통하다며 애들과 한참을 노셨다.

 

다음 날 아침, 손녀 머리를 곱게 땋아 주시고, 손녀 매니큐어를 자신의 손톱에 바르며 5살 눈높이로 놀아주시는 엄마의 나이가 한 20년은 젊어지신 듯.

 

교회 가는 길. 혼자 참석하던 예배에 증손주 둘과 딸 내외를 앞세워 가셔서인지 엄마의 어깨가 그날따라 당당한 듯 보였다.  많은 교인들의 환대 속에 예배를 드린 후, 연로하신 엄마를 사랑으로 섬겨주시는 목사님과 교회 어르신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데, 언제 친해졌는지 손녀가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오면서 여기에서 더 놀고 싶단다. 헐...

 

감사하게도, 오후에 집회가 있어 자신들이 애들을 돌보겠다는 친구 엄마의 고마운 제안에, 맘 놓고 엄마와 둘이서 온양으로 온천욕을 하고 돌아왔다.

 

저녁 식사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가들은 벌써부터 차 안에서 꿈나라를 헤매고 있다.

 

나로서는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연로하신 엄마와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은 꼬맹이 증손주들에게 세대를 뛰어넘는 따뜻한 추억이 담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 것인데,  증손주들까지 대동해 함께 보낸 이틀 간의 어버이날을 엄마는 어떻게 기억하실까 자못 궁금해졌다.

 

[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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