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어느 휴일의 끼니

신실하심 2024. 6. 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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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가지 않는 공휴일. 아가들은 맘 놓고 노는 날이지만,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할머니로서는 무척 고된 날이다.

 

아침 식사 : 아침에 뭐 먹을까 물었을 때 두 아이들의 의견이 같은 적이 없어 이번에는 내가 물었다. '우리 팬케이크 만들어 먹을까? 초코 시럽 얹어서~' '네~~~' 의견 일치다.

 

내가 만들면 5분밖에 걸리지 않을 반죽을 두 애들에게 똑같이 넣도록 계량컵을 주고 볼에 넣으라고 주니 시간이 끝도 없다. 그래도 스스로 만들면 신나서 먹기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굳이 함께 만드는 과정을 갖는 게 나의 양육 방식이다. 반죽을 만들어 와플틀에 넣으면 모양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 위에 초코시럽을 얹고 포크와 나이프로 혼자 잘라먹는 연습까지. 손자의 모습이 무척 진지하다. 와플 2조각에 바나나 2개, 우유까지 아침 식사를 두둑이 하고 난 손주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무척 맛있단다.

 

저녁 식사 : 점심은 손님과 함께 외식을 해, 어른들은 저녁을 걸러도 좋을 듯한데, 5시 반 쯤 되니 저녁에는 뭘 먹냐고 묻는다. '배고파? 네~~~' 헐... 애들을 목욕탕에서 놀도록 준비한 후 부리나케 약식 월남쌈 준비에 돌입했다. 완전 냉장고털이다. 

상추-당근나물-오이채-계란부침-햄-삶은 콩나물-아보카도-소불고기-바나나를 그릇에 담고 각자 접시를 마련해 상차린 후 애들 목욕을 후딱시켰다. 그리고 식사 시작...

 

손녀는 먹기도 전에 내일도 이거 해달라고 주문을 하고, 손자는 자기 접시에 재료를 넣기도 전에 계란과 햄을 더 해달라고 한다. 잘 먹어주니 고맙기는 한데, 한시도 쉴 틈이 없는 70 다된 할머니로서는 체력이 거의 방전될 판... 손녀는 월남쌈 8개를 먹었고, 손자 요청에 계란 2개, 햄 한 통을 다시 조리했는데 그것도 완판 되었다.

 

나에게 오늘 같은 휴일은 체력 소모가 몇 배가 되는 어려운 날이기는 한데, 할머니 식당이 아주 맛있는 곳이라며 잘 먹어주는 꼬맹이들 덕에 힘을 얻는 날이기도 하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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