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딸애가 성환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놀러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기차를 좋아하는 손자와 함께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차를 몰고 내려오는 딸애가 기차 타고 오는 두 사람을 대전역에서 픽업하러 혼자 내려가고, 손자는 천안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들어오고 지나가는 각종 기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열차를 탄 후에는 시시각각 바뀌는 창문 밖 바깥 풍경에 넋을 잃었다.
집에 온 후, 딸애가 손자에게 기차 여행한 것을 종이에 그려보라하니, 서툰 연필잡이로 기찻길과 모노레일 그리고 길게 연결된 열차칸의 창문을 통해 차창 밖을 쳐다보는 할아버지와 자신의 얼굴을 그린 후, 자신의 이름까지 비뚤비뚤 글씨로 다 적어 놓았다. 제법 훌륭한 기차 여행 그림 후기이다.
내친 김에 'Grandma, Grandpa, I miss you'라는 말을 쓰고 싶다며 자기 엄마에게 spell을 불러달라 해 종이 한 장에 펼쳐 쓰고 ♡까지 그려놓은 4.5살 손자의 첫 편지가 무척 감동적이다.
폭풍 칭찬에 기분이 엄청 좋았던 손자가 어느 새 할아버지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도 기차여행을 하고 있을까?
거실 벽에 붙여 놓으면 자신이 다음에 와서 찾아보겠노라는 손자의 말을 그대로 시행한 나. 당분간 벽에 붙여놓은 이 그림을 보면서 더 깊이 기도하게 되겠다.
'이 아이가 다윗같이 오직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해 선한 자녀로 성장하여 하나님이 주신 복을 만방에 흘러내리는 자녀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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