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하나님의 비밀

김치의 탄생

신실하심 2023. 8. 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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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줄기가 무성하면 땅 속의 고구마에게 영양이 적게 가서 고구마가 크지 않는다 해 여름 텃밭에서는 고구마 줄기를 솎아내는 일이  큰 일 중 하나다. 
 
올여름도 어김없이 거의 매주 고구마줄기 솎아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덕분에 고구마밭에 숨어 있는 모기와의 싸움도 이젠 적당히 견뎌낼 만해졌다.
 
그러나 솎아 낸 줄기로 나물이나 김치를 만들려면 큰 줄기에서 작은 줄기를 하나씩 떼어내고 고구마잎을 제거하면서 껍질을 벗겨야 비로소 조리 과정으로 들어가는데, 워낙 줄기 수가 많아 웬만하면 한 주먹 사다 먹거나 아예 가져오질 않는 게 속 편한 일.
 
그래도 먹을 수 있는 것을 버리는 건 죄라고 생각하시는 엄마의 맘을 편하게 해 드리려 내가 알아서 교회에서 사용할테니 걱정 마시라고 큰소리치고 가져오긴 했는데, 이 많은 것의 껍질을 어찌 까야할지 내심 걱정을 하던 차에 교회의 같은 조 권사님들의 손을 빌려보기로 했다. 
 
권사기도회를 끝내고 교회 주방으로 모여 준 고마운 10여 명의 권사들이 고구마줄기를 까면서 하하호호, 티키타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입으로, 손으로 작업에 여념이 없다.
 
덕분에 한 자루나 되는 고구마줄기 껍질이 순식간에 벗겨졌고, 이제는 소금에 절여 씻은 후 양념에 무쳐내는 일만 남았는데, 이건 엄마의 텃밭을 14년 이상 다니면서 여름부터 김장철까지 늘 해 오던 것이 김치 담그는 일이었기에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
 
주일 600명 정도의 점심 공궤가 모두 끝난 조용한 시간. 전날 약하게 절여 놓은 재료를 깨끗이 씻고 체에 받쳐 놓은 후 찹쌀풀을 쑤고 갖은 재료를 넣어 만들어놓은 양념에 고구마줄기를 넣고 버물여 김치를 완성시켰다.
 
김치와 함께 모종을 심을 때부터 김치 제조가 끝날 때까지 애쓴 분들의 수고도 김치통에 같이 챙겨 넣었고.
 
많은 분들의 수고로 교회의 주일 점심에 요긴하게 사용할 고구마줄기 김치의 탄생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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