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엄마의 텃밭 세상이 빨강, 노랑, 초록 물결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건 언제나 같은 자리에 다정하게 서 있는 머위와 돌나물 그리고 산딸기의 조합.
비 한번 맞고 난 머윗대가 손가락 굵기 정도 자라 산딸기와 돌나물의 집기둥으로 변해 친구들을 보호해 주는데, 그 맘도 모르고 돌나물은 햇빛을 받으려고 키를 더욱 키우며 귀여운 별 모양의 노란 꽃까지 활짝 피웠다. 돌나물 친구 옆에는 어느 새 싱싱하게 생긴 빨간 산딸기가 앙증맞게 열렸고.
그림 재주가 있으면 진초록 머위잎과 노란 돌나물꽃, 빨간 산딸기의 빨·노·초 삼총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마음껏 표현해보고 싶은데, 여력이 없으니 하염없이 들여다보다가, 문득 세상에 경이롭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닫는다.
자갈밭이라고 탓하지 않고 친구들과 이웃하며 비바람과 햇빛을 공유해 더불어, 조화로이, 심지어는 아름답게 자라는 녀석들로부터 오히려 사람 사는 도리를 배우고 있으니, 자연 안에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몸으로 뵈옵는 듯하다.
'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 서는 남자(?) (0) | 2023.05.31 |
---|---|
생명 천사 (0) | 2023.05.24 |
작은 애국(愛國) (0) | 2023.05.22 |
민들레를 몰아낸 꽃 (0) | 2023.05.16 |
완두콩 노굿 (0) | 2023.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