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돕는 마음

신실하심 2024. 7. 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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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어느 날, 주일 점심에 제공할 소불고기 50kg를 재워달라는 주방 권사님의 요청을 받았다.

 

토요일은 엄마 집을 방문하는 날이라, 엄마 집에서 돌아오는 늦은 저녁에나 양념을 재울 수 있어, 고민 끝에 꼬맹이 손주들에게 할머니는 교회 가서 할 일이 있으니 할아버지와 먼저 집에 가서 잘 준비하면 어떨까 물었더니, 두 녀석 모두 대뜸 하는 말이 '나도 할머니랑 같이 교회 가서 도와줄래요~~~' 한다. 

 

에휴... 

그럼 같이 가서 만들어보자 하고 그 밤에 4 식구가 함께 교회 주방으로 향했다.

 

이것저것 양념 재료와 그릇 등을 일할 자리에 펼쳐 놓고, 남편에게는 큰 그릇에 담긴 불고기감을 일일이 해체하는 작업을 부탁하고, 나는 뭐든 다 해보고 싶은 꼬맹이들과 불고기에 사용할 양념들을 계량해 섞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계량컵으로 정해진 양만큼 설탕, 마늘, 간장, 물엿, 미림, 설탕 등을 스테인리스 그릇에 넣으면서, 마음이 급해 엎지르기도 하고 요청한 대로 따르지 않아 작은 실랑이도 있었지만, 어찌어찌해 만들어진 양념장에 본인들은 무척 흡족한 모양이다.

 

20/20/10kg용 양념장을 각 그릇에 담긴 소고기에 부어 남편이 고기에 양념이 잘 배어 들도록 주무르는 동안, 나와 꼬맹이들은 사용한 그릇 등을 치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꼬맹이 둘이 무거운 양념통들도 힘을 주어 밀면서 제자리로 갖다 놓더니, 설거지를 하겠다고 자청하며 개수대에 서서 둘이 종알대며 재밌게 뒤처리를 하는데, 기분이 무척 up 되어 있다.

 

그 사이, 50kg 소불고기가 다 재워져서 참기름과 깨로 마무리를 해 세 그릇에 담긴 불고기 맛이 서로 어우러지라고 큰 통에 순서대로 섞어 담고 주방 냉장고에 넣어 놓고 집으로 가는 길에 손녀 왈, '할머니~ 힘은 드는데, 기분은 엄청 좋아요~룰루랄라~~' '에휴~~~ 힘은 내가 더 든다~~~' 

 

하지만, 나 역시 우리가 함께 만든 이 불고기를 교회 식구들이 맛나게 먹을 것을 생각하니 피곤해도 기분은 무척 좋다. 

 

늦은 밤, 즐겁게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교회를 무척 좋아하는 꼬맹이 손주들 내면에 '돕는 선한 마음'이 계속 자라길 간절히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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