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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몰아낸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꼬맹이 손주 둘과 시부모님 산소 길에 떨어진 알밤 줍기 놀이에 나섰다.
누나는 까실까실한 밤송이를 만지기 싫다고 차 안에서 그림 그리겠다는데 이미 어린이집에서 알밤 줍기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꼬맹이 손자는 우비 입고 내 모자까지 쓴 후 씩씩하게 나와, 발로 밤송이를 눌러 알밤을 여는데 그 솜씨가 꽤 능숙하다.
또, 할아버지를 쫒아다니며 땅에 쏟아진 알밤의 위치를 열심히 알려주는 손자는 알밤 주울 생각이 없어 목소리만 점점 커지는데...
덕분에 손자가 알려주는 곳을 따라다니며 밤을 줍느라 내가 더 열일을 했다.
잠시였지만, 보슬비 맞으며 같이 한 밤 줍기 놀이가 어린 손자의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어, 훗날 우리와 함께 한 추억이 하나 더 생각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