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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봄가을에 한 번씩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는 마당이 있는 지인의 집. 올해도 낙엽이 절정인 11월 초의 주말에 또다시 모여 마당놀이를 즐겼다.
낮에 모여 주인이 준비한 기막힌 양파스프와 자몽해물 샐러드, 프랑스 현지식 쇠고기 브로기뇽으로 점심을 시작하면서 노래도 듣고, 자잘한 소재의 이야기도 하고, 너무 배부르면 마당의 낙엽도 치우며 별스럽지 않은 일들로 소소하게 시간을 보냈다.
한쪽에서는 장작불을 피워 타들어가는 장작의 붉은 아름다움에 취하기도 하고, 활짝 핀 덴마크 무궁화와 아직도 예쁘게 피어있는 미니 백일홍을 보며 아름다운 피조세계를 음미하기도 했다.
재미있는건, 주인이나 객 모두 도무지 헤어질 생각이 없어, 어둠이 밀려오면 누구라 할 것 없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늦가을 불멍의 경이로움에 빠져 사그라드는 장작을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너무 잘 흐른다는 사실.
이렇게 오랜 기간 부대끼며 지내다 보니 이제는 그들이 내 친구인지 남편 친구인지 헷갈리기도 하는데, 아무튼 훗날 지금의 이 시간을 회상한다면 얼마나 그리워할 행복한 순간일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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