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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생각하다가 시작한 일 중 하나가 재봉인데, 새 천 대신 재활용 가능한 천으로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지 몇 해가 되었다.
이런 나의 취미 생활을 알고 있는 어느 지인이 폐기하려는 넥타리를 한 보따리 보내왔다.
어떻게 변신시킬까 궁리하며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ㅇㅌㅂ에서 발견한 넥타이로 만든 매트와 어깨 가방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매트는 넥타이를 분해하지 않고 그대로 색을 맞춰 솜지에 올려 핀으로 고정한 후 미싱으로 박아 사방 끝을 바이어스 처리했고, 가방은 서로 어울리는 색의 실크 재질 넥타이 2장을 분해해 겉의 실크천을 겹쳐 박은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바둑판무늬가 되도록 다시 조립해 재봉한 후, 낡은 실크 셔츠에서 오려 놓은 주머니를 붙이고 속감까지 맞춰서 간단한 나들이에 사용할 수 있는 가방을 완성시켰다.
사실 만들긴 하지만 내가 다 사용하는 게 아니어서, 매트 한 장은 엄마께, 다른 한 장은 넥타이 주인에게 드렸고, 가방은 이런 류를 좋아하실 것 같은 어느 지인에게 선물로 드렸다.
서툰 재봉이지만, 버려질 것에 숨을 불어넣어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은 매우 경이로운 작업이라, 당분간 이런 콘셉의 재봉 놀이를 그만 둘 생각이 없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