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한 마음 해바라기

신실하심 2023. 10. 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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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뀔수록 일이 줄어야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감당할 일들이 줄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체력을 키우려고 애쓰는 중이다.

 

자전거 타기도 그 일환의 하나인데, 덤으로 오는 건 새벽바람과 물안개, 떠오르는 태양과 맑은 공기, 그리고 꽃들과의 조우다.

 

꽃보다 아름다운 게 사람이라지만, 난 각각의 창조물 고유의 아름다움이 달라 그것들은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이 날도 천변에 심긴 낮은 키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달리다, 꽃들이 한결같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성스러운 모습에 저절로 하나님의 현존을 강력하게 느끼게 되었다.

 

땅에 뿌리를 박아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지만, 빛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목을 돌려 시선을 고정시키는 노란 해바라기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느끼지 못해 방황하는 우리네 인생보다 훨씬 품격 있고 멋져 보였다. 

 

늘 곁에 계시는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 가까운 곳의 자연을 지긋이 바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보면 볼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데, 그러다 작은 창조물 하나에도 하나님의 이끄심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만 발견하게 된다면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격이 다르게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만물 안에 깃든 창조주의 손길을 느끼다, 나를 빚고 계시는 하나님을 확연히 깨닫게 되어 하나님의 은혜가 온 천하에 두루 펼쳐져 있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러다 문득, 세상이 말하는 크고 작음 또는 많고 적음 등이 참 부질없는 것임을 인식하게 되어, 그저 하나님의 자비 안에 머무는 삶의 감사에 겨워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마치 태양 빛을 향해 한 마음으로 시선을 돌리고 활짝 웃는 해바라기처럼 나 역시 주님을 향해 시선을 모으고...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마6:26,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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