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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엄마 집 대문 열고 들어가자 바로 보이는 무밭의 무청이 모두 축 늘어져있다.
이게 웬일이지?
현관으로 들어가니 텃밭 주인이신 엄마가 힘없이 누워 계셨다. 이번 주 내내 기침하느라 고생, 입맛 없어 고생하셨단다.
지난 2주간 고구마 캐고 감 따고 또 텃밭에 양파 모종 심는다고 부산했던 엄마의 마음을 억지로 따라간 연로하신 몸이 백기를 든 모양인데, 텃밭 작물들도 주인 따라 생기를 잃고 축 늘어져 있었나 보다.
남편이 부랴부랴 무밭에 물부터 주고, 나는 큰일 났다 싶어 가져 간 곰탕 국물에 소면 국수 조금 말아 잡숴보라시니 국물만 겨우 밥그릇으로 하나 넘기고 또 누우신다.
아침저녁으로 늘 엄마의 안부를 챙기는 남동생 내외가 와서 병원 기록이 있는 ㅅㅂㄹㅅ 응급실에 모시고 가 여러 검사를 했더니 A형 독감이라 하는데, ㅠ 그만하기 다행이다.
연로하신 텃밭 주인이 어서 기운 차리고 일어나시길 자식들도, 작물들도 손 모아 빌고 또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