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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월인데 엄마네 정원에는 봉숭아가 다시 꽃을 피웠다.
엄마는 '이젠 봉숭아도 이모작이 되려나?' 하시는데, 얼마 전 씨를 뿌린 시금치밭에서 봉숭아 싹 하나를 또 발견했다. 헐...
세월 분간도 못하고 마구 올라오는 녀석들에게 내가 할 말은 오직 하나, '미안하다...'
여름 봉숭아에 비해 대가 연약하고 꽃색이나 꽃술이 빈약해 못나 보이는데 이는 전적으로 사람 잘못이니까.
11월의 낮 기온이 25℃를 육박해, 기온으로 나올 때를 분간하는 봉숭아에게 왜 또 나왔냐고 꾸짖기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어지럽혀진 창조 세계의 무질서화를 가슴 아파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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