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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 아래, 평평한 초원이 끝도 없이 펼쳐진 몽골에서의 짧은 여행 중에 만난 들꽃들.
두드러지지 않지만 정갈한 연한 빛의 다양한 들꽃들이 다투지 않고 적당히 섞여 몽연한 꿈을 꾸듯 바람에 흔들리는 넓은 초원의 들꽃들은 내가 만난 꽃들 중 최고였다.
한국에서 본 꽃들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들도 있어 이름이 무척 궁금해 귀국 후 제일 처음 한 일이 바로 들꽃 이름을 찾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우리말 이름이 있는 꽃들이 제법 많았다.
이름도 귀여운 연보라 체꽃, 자줏빛 오이초, 하얀 범꼬리, 노란 좁은잎 해란초, 노랑자주색 나비잡초꽃, 노란 물싸리, 연보라 배초향, 분홍 속단꽃, 공 모양 절굿대 등이 몽골의 초원에서도 이웃과 오순도순 지내는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천국의 확장판이었다.
게다가 알프스에서나 볼 수 있다는 에델바이스가 지천에 피어 있어 잠시 잠깐 여기가 몽골 맞나? 싶었고...
붉은 장미나 순백의 백합처럼 홀로 자태를 뽐내는 꽃들도 물론 아름답지만, 말똥이 무수히 굴러다니는 땅에서 조신한 자신의 꽃빛을 이웃하는 들꽃들과 맞춰 사이좋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모습은 지친 여행객의 마음 짐을 훌훌 내려놓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는데, 꽃 하나하나 사진을 찍다보니 들꽃 초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파노라마로 전체를 찍어오지 못한 것이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