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모처럼 오 남매가 모두 모인 어버이날. 엄마는 뭐라도 주고 싶으신지 슬그머니 가위를 들고일어나신다.
조선 부추라 잎이 작고 부드러워 맛은 있지만, 뜯어서 다듬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부추를 뜯고 또 뜯으신다.
한 시간 이상 걸려 다듬은 부추를 한 바구니 건네주시며, '오이 몇 개 사다가 오이김치 담가 먹을 정도밖엔 안된다~' 하신다.
분배 담당인 막내가 똑같이 소분해 한 봉지씩 건네주는데 코 끝이 찡해진다.
뭐라도 자식들에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다.
이렇게 5, 60대 자녀들이 여전히 90 노모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부추 한 주먹이 주는 뭉클한 사랑, 가이없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복 받은 자들이다.
'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강, 그 화려한 유혹... (0) | 2022.05.22 |
---|---|
야생 놀이터 (0) | 2022.05.16 |
고구마 모종 심기 (0) | 2022.05.09 |
텃밭 보물들 (0) | 2022.05.01 |
완두콩 넝쿨과 반려(伴侶) 가지 (0) | 2022.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