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빨강, 그 화려한 유혹...

신실하심 2022. 5. 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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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아 텃밭의 땅은 딱딱하게 말라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는데, 시선을 돌려보면, 철망 울타리 가득 탐스럽게 꽃을 피워 온통 빨강으로 물을 들인 넝쿨 장미가 한가득이다. 꽃들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5월의 초록빛 이파리들도 얼마나 화사한지 빨강과 초록의 랑데부는 황홀의 극치다.

 

뿐만 아니라, 감나무의 초록과 그 밑에서 열심히 바람에 나풀대는 빨간 양귀비꽃도 넝쿨 장미 못지않게 나의 눈을 유혹하는데.....

 

삼색 버들 아래에서 큰 키를 자랑하는 건장한 진분홍 장미 5 송이가 아름다움을 배틀하자고 흔들흔들 말을 건다.   

 

물을 흠뻑 받아 먹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근심 많은 농심(農心)을 화려한 빨강으로 위로하는 꽃들의 자비로움이 기특하다.

 

살랑살랑 손짓하는 저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여러 갈등에 직면한 인생사까지도 위로를 받는 듯 평온한 은혜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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