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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온양온천도 못 가고.. 쑥도 못 뜯고..아카시아꽃도 꺾어오지 못하고.. 엄마의 말씀이다.
봄이 지나가는데 쑥 한번 뜯지 못한 것을 섭섭해 하시는 것 같아서 당장 쑥을 뜯으러 가자고 부추겨 예전에 보아 둔 근처 쑥밭으로 모시고 갔다.
한 번 자리잡고 앉으시면 주변의 쑥을 모두 뜯어 앉은자리 근처는 민머리로 변한다.
엄마와 내가 내는 숨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직 근처 나무속 작은 콩새가 가까이 오지 말라고 소리치는 짹짹 소리만 귀에 가득하다.
이럴 땐 허리고 무릎이고 아픈 느낌이 하나도 없고 그저 나물 뜯는 재미만 가득하다신다.
가져 간 비닐 봉지에 한 가득 쑥이 담길 때쯤, 가자는 신호를 보낸다.
엄마~ 오늘은 그만 뜯고 다음 주에 한 번 더 뜯읍시다~ 그래, 그러자. 오월 단오 때까진 쑥 뜯을 수 있으니...
사실, 뜯은 쑥을 처리하는 일이 훨씬 더 시간이 걸림에도 이 일을 굳이 하는 것은 엄마가 해오시던 추억 놀이를 올해도 하게 해 드렸다는 사실, 또 엄마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흥분되고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 삶아 놓은 쑥과 한 바가지 쌀로 떡방앗간에서 쑥개떡 반죽을 해 와, 세 손녀들과 함께 쑥개떡을 빚고, 찜솥에 쪄서 맛나게 먹었다.
나는 솔잎 쑥개떡, 1번 손녀는 마가레트 쑥개떡, 2번 손녀는 케잌 쑥개떡, 그리고 3번 손녀는 진짜 개떡의 이름으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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