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게 잘 사는 건지 답을 찾다가 열심히 살다 보면 그 끝이 나오지 않을까 하여 잠도 자지 않고 내 몸을 스스로 몹시 부리며 살았다. 공부뿐 아니라 놀이도, 운동도, 심지어 야학 활동도 모두 공부하듯 했었다. 산악반에서 등반대회를 해도 1등 해야 하고 연극반장을 할 때도 후배들 학과 공부까지 챙기며 연습하고 발표했었다. 덕분에 연극반 후배들 중에는 유독 교수가 많이 배출된 건 혹시 그때 나의 독려 때문은 아닐지. 이는 물론 나 만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 시절을 돌아보면 즐기기보다는 성취하여 얻는 결과물에 더 집착하며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이 지나 인생의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그간 성취에 집중되었던 내 마음밭이 기경이 되면서 점점 나를 벗어나 너와 우리에게로 퍼져가고 있음을 본다. 그건 아마 내게 오신 예수님이 나와 동행하시면서 여러 모양으로 만져주심의 은혜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날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간다. 그러나, 주님과 동행하며 성령께서 주시는 은혜로 살면서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이 결코 나에게만 머무르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나와 너,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크신 구원의 방주에 함께 동행해야 할 동무들인 것을 고백하면서, 속 사람이 날마다 새롭게 빚어지고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
위의 사진은 몇년 전, 지인의 그림 전시회에 갔다가 유화 한 점을 보면서 갑자기 시상이 떠올라 순식간에 써 내려간 나의 고백을 지인의 그림과 함께 기록한 것인데, 얼마 전 집안 청소를 하다 책꽂이 한쪽에 보관되어 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아마 그 당시 하나님과 매우 친밀한 상태였던 듯. 7, 8년 전의 나를 다시 꺼내 보는 것 같아 새롭다.
---------------------------------------------------------------------------------------------------------------------------------
기도의 향기
어느 맑은 날
소박한 꽃밭 한 귀퉁이
수줍게 서 있는 족두리 꽃...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웃을 듯 말 듯...
움직일 듯 말 듯...
파란 이파리들이 살짝 손 뽀뽀하자
점점 발그레해지는 분홍빛 뺨
솟구치는 기쁨에, 감사에, 행복에
가지런한 꽃술이, 예쁜 손들이, 그리고 온몸이
향기를 소리친다...
어느새
분홍, 파랑, 보라의 기도 소리가
사방으로 훨훨~~~
우리는,
모두 푸른 하늘이 되었다.
2013. 03. 26 (그림/이은희, 글/강혜경)
---------------------------------------------------------------------------------------------------------------------------------
'그리스도, 하나님의 비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이 빚어내는 삶 (0) | 2020.10.21 |
---|---|
십계명, 하나님 백성의 권리장전 (0) | 2020.07.17 |
커닝페이퍼 (0) | 2020.07.03 |
자가 바이블백신. 다니엘서 (0) | 2020.06.23 |
바이블 백신. 여전히 진행 중 (이사야 편) (0) | 202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