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2020년 새로운 시작, 자전거 배우기

신실하심 2020. 1. 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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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시작되었다. 이제 60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언덕.

옛날 같으면, 벌써 상늙은이 취급을 받을 나이건만, 의술 덕인지 아니면 세월이 바뀐 탓인지 여전히 젊은이처럼 살아야되는 시대.


올해 89세 되신 노모가 늘 하시던 말씀 '내가 환갑 즈음 운전 면허를 땄으면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스스로 어디든 다닐 수 있을텐데... 니 아버지가 늙은이가 무슨 운전면허냐 해 주저앉았더니...ㅠㅠㅠ' 


그 말씀이 생각나 여지껏 미뤄왔던 자전거 타기 도전을 시작했다.


첫 날은 집 앞의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오른쪽과 왼쪽 각각 100번 씩 조심조심 돌며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둘째 날부터 큰 맘 먹고 집 앞 관평천부터 갑천의 자전거 도로로 나갔다.

자전거 길이라 해도 오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있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도 혹시나 그들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을까 신경을 쓰기도 하고, 중간에 세워 둔 자전거 길 표지 막대 사이를 지나야 할 때는 사이가 너무 좁게 보여 부담을 느끼면서도 반복해 연습하면 어느 새 자연스럽게 사방을 즐기며 라이딩하는 시간이 오겠지 소망하면서 페달을 밟고 또 밟아 왕복 2시간 정도 자전거를 탔다. 물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브레이크 조절을 못해 손으로 밀고 갔지만.


세째 날도 같은 도로를 2시간 탔는데, 어제보다 장애물에 대한 공포가 줄어 반대편 자전거나 걷는 사람들 옆을 자연스럽게 지나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장애물을 보지 않고 내 시선을 좀더 먼 곳에 두었더니 오히려 자전거 라이딩이 부드러워진 것이다. 순간, 인생살이 중 불현듯 발생하는 문제 앞에서 문제만 바라보면 기막히고 괴로워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되지만, 그럴 때라도 문제 너머의 주님께 시선을 옮겨 놓고 있다 보면 어느 새 그 장애물이 지나간 것을 깨닫게 될 때와 비슷한 경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1시간 반 정도 자전거를 타고 왔다. 다리는 아프지만 비오듯 온 몸에 땀이 흘러 온갖 불순물이 다 빠진 것 같은 상쾌함으로 가득하다. 비록 아직은 평지에서만 자전거를 타는 정도이나 타고 또 타다 보면 오르막길, 내리막길도 자유자재로 라이딩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인생 뭐 있나? 안 해 보고 후회하지 말고 이제부터는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볼 참이다. 젊은이처럼..... 경자년 새해에 나 스스로에게 던진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