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행복한 할머니 ~

신실하심 2019. 12. 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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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의 미수 기념 겸, 오랫만에 미국서 귀국한 둘째네 가족 3, 큰애네 가족 5, 그리고 나와 남편 등 4대, 11명이 함께 말레이지아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노인과 아기들이 많아 휴양 목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주로 리조트 내에서 지내다 왔지만, 그래도 7, 5, 2, 1세 네 아이들과 끊임없이 놀아주는 일은 여러 어른들이 함께 감당해야하는 힘이 드는 일. 덕분에 이동할 때마다 할머니랑 가겠다는 1, 2번 손녀들과 놀기 위해 끊임없이 재밌는 뭔가를 만들어내야 했다.


만두 만두 만두 만두피! 게임, 감자가 싹이 났다 잎이 났다 가위바위보 게임, 때로는 종이인형 놀이나 받아쓰기 놀이 등, 언제 해봤나 기억도 나지 않는 놀이를 엄청 재밌는 표정까지 지어가며 원없이 했다(내가 대학시절 연극반 반장을 했다는 걸 손녀들은 모르겠지만.ㅎ). 덕분에 손녀들은 호호호, 깔깔깔 서로 할머니 옆에 앉겠다고 가벼운 신경전까지.ㅎ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5번씩 5번을 먼저 이기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자는 큰 손녀의 제안에 따라, 열심히 가위바위보를 하다 보니, 어느 새 내가 이기고 말았다. 1번 손녀가 한국에 들어가 편지와 선물을 만들어주겠다며 손가락을 걸었다.




귀국 당일 오후, 지 아빠를 통해 두 개의 종이박스가 배달되어 왔다. 할머니만 주기 뭐했는지, 할아버지께도 드린다고 벽걸이 인어공주와 또 다른 동화 캐릭터를 레고 형태로 만들어  2개를 보내왔다. 그런데 온갖 예쁜 스티커를 여기저기 붙인 종이 선물박스 속에 뭔가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웬걸, 예쁜 플라스틱 하트 구슬과 반짝반짝 큐빅이 박힌 반지가 들어 있는게 아닌가? 


손녀에게 선물로는 손편지 하나면 충분하다는 내게 굳이 시간을 들여 벽걸이 레고 공주를 만들고 그 속에 예쁜 하트 구슬과 반지를 함께 넣어 보낸 손녀의 마음씀으로 잠시 울컥, 기분이 up되는 동시에 서로 할머니 손을 잡겠다고 귀엽게 다투는 1, 2번 손녀들의 예쁜 모습이 겹쳐 행복한 할머니임을 잠시 만끽하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반지는 며늘애 반지가 아닌가 해서 조용히 돌려주려고 잘 보관해둔 상태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