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옥돌 해변 돌멩이

신실하심 2025. 2. 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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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토요일.
꼬맹이 손주 둘과 미국에서 오신 그들의
외할아버지와 함께 선유도에 다녀왔다.

겨울임에도 포근한 날씨 덕분에 애들은 벌써부터
겉옷을 벗어버리고 이리저리 망아지처럼
뛰어다닌다.

사돈의 친척댁에 짐을 풀고
선유도 옥돌해변에 나갔더니
보들보들 납작납작한 예쁜 돌들이 지천이다.

 

남편이 작은 돌멩이를 물가로 던지니

폭. 폭. 폭. 물 위를 튀기며 멀리 날아가는 돌멩이.

두 손주들도 할아버지를 따라 돌멩이를 던진다.

 

큰 애는 돌멩이 위에 누워

하늘과 바람과 햇빛을 음미하는데

작은 애는 던지기에 끝을 보려나보다.

배가 고플 텐데도

도무지 자리를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환기를 시킬 겸,

'얘들아~ 노할머니가 예쁜 돌멩이를 좋아하셔~~

몇 개만 골라 봐~~~' 했더니

그제야, 돌멩이 찾기로 돌아섰다.

'이건 상어예요, 이건 자동차요~

이건 돌멩이에 줄이 있어요~~'

끝도 없이 가져오는 돌멩이 폭탄에

'이제 그만~~ 이 돌멩이들은 여기가 집이야~~

몇 개만 가져가 선물로 드리자~~~'

애들과 어렵게 합의해 가져 온 몇 개의 돌멩이들.

 

며칠 후,

아이들이 노할머니께

특별한 선물이라며 돌멩이들을 건네드렸다.

 

 

증손주들의 마음씀에 크게 기뻐하신 노할머니가

붓으로 돌멩이에 기념 이름을 쓰신다.

'선유도. 최주아 자동차. 주아 버섯...'

애들도 붓으로 노할머니를 따라 한다

'아빠 옷. 노아....'

 

깊어가는 겨울밤.

노할머니와 두 증손주가

옥돌해변의 돌멩이 몇 개로 한참 동안 즐겁게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