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

패션 kid

신실하심 2025. 1.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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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를 무척 좋아하는 꼬맹이 손녀.

얼마 전부터 외모에 부쩍 관심이 생겼는데...

잠자리에 들기 전 세수하고 나면 로션을 하얗게 바르고 립밤까지 칠하곤 우리에게 '나 예쁘죠?' 묻는다.

사실 어릴 적 딸애는 손위 오빠들 영향인지 사내 같았기에 손녀의 이런 행동이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귀엽기도 해서 '어엄청~~ 예쁘네!!!' 맞장구를 쳐주면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어간다.

 

내복을 입히면 목을 벌려 양팔을 내놓은 후, 내복 팔을 자기 팔에 빙빙 둘러 앞에서 묶어주면 어깨와 쇄골이 드러난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듯한지 거울을 보고 열심히 다양한 몸짓을 하며 가장 맘에 드는 포즈를 취하면서 스스로 공주 같은 느낌을 받는 모양인데, 머리에 큰 꽃핀을 꽂고, 내복 아래쪽을 배꼽 위로 올려 스스로 '자스민 공주'라고 한다. 동생이 배꼽 보인다고 창피하다고 한 후로는 배꼽을 가리게 되었지만...ㅎ

빡빡한 아침 등원 시에도 눈 옆에 보석 스티커 붙이고, 립밤을 바르는 건 결코 잊어버리는 법이 없는데, 며칠 전에는 티셔츠에 무늬가 없다고 큰 목걸이를 하더니 한쪽을 머리에 쓴 헤어밴드 꽃술에 걸쳐 놓고 무척 흐뭇해하였다.

추울까 봐 입힌 속 조끼를 겉의 패딩에 겹쳐 입기도 하고, 다리 춥지 말라고 입힌 레그워머를 '팔 토시'로 변신시키기도 하는데, 어제는 양 옆머리가 머리밴드 바깥으로 빠져있길래, 다시 고쳐주려했더니 한사코, 거절한다. 일부러 양 옆머리를 내린거란다.헐

 

손녀의 이런 행동들이 생소하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하고, '사고의 전환' 또는 '창작'이라고 느껴져 미취학 아동의 이러한 패션 센스(?)에 찬사를 보낸다. 이는 어쩌면 나이가 주는 여유때문일지 모르나, 지금의 나는 손녀가 만들어내는 기발한 패션들을 힘껏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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