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남매가 서로 멀리 살다 보니 손주들이 함께 모이는 일도 그리 쉽진 않은데, 그나마 영상 통화가 있어 예전보다는 훨씬 친숙해질 수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얼마 전, 제주도에 사는 큰아들 식구들이 며칠 다녀갔는데,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는 작은 아들네 손주 둘이 제주도 언니, 누나들을 어찌나 기다리는지 눈물겨울 정도였다.
손주 8 중 우리 집에서 조우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5명의 애들을 ㄷㅇㅅ에 데려가 원하는 물건을 2개씩 골라오라 했더니 완전 환호성. 서로 고르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정보도 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식사 장소로 옮겨 갔다. 이것저것 골라먹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ㅇㅅㅊ. 애들은 이미 좌석 배치까지 끝내놓았다. 같은 해에 태어난 3번과 4번 같이 앉고, 1번과 2번 사이에 5번이 앉아서 누나들의 시중을 받았다. 덕분에 내가 참 편하게 식사를 했다.
1번 손녀가 매니큐어도 칠해주고, 2번 손녀는 책을 읽어 주고, 3번과 4번은 또래라 같이 놀다 겨우 잠자리에 들었는데, 불을 끄고도 한참을 소곤소곤... 얼마나 재밌을까?
꼭두새벽부터 일어난 5 손주들이 씨름도 하고 웃기는 얘기도 하며, 베개를 들고 서로 전쟁놀이를 하다가 한 명이 배고프다니 다들 우르르 식탁에 앉아 아침식사로 치킨 1마리, 딸기 1팩, 천혜향 3개, 사과 1개, 꽃빵 8개, 짜요짜요 5개 그리고 찐빵 2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손주 5명의 뭉침으로 조용하던 공간이 왁자지껄 소리로 가득 찬 시간들.
이렇게 서로 살을 부비며 지낸 시간만큼 서로 간에 예쁜 소통과 연합이 이뤄졌을 거라 믿으니 더없이 고맙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그 후 한 동안, 꼬맹이 손자의 식기도에 제주도 누나들과 보스턴 고모네 사촌들의 이름까지 불러 식사 시작 시간이 꽤 늦어졌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