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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가 꼬맹이들의 저녁 식사로, '맛있게, 재밌게, 골고루' 먹도록 하기 위해 과한 제스처와 칭찬, 수다, 각종 영양 지식까지 동원하는데, 남편은 이에 맞장구를 적당히 쳐 주는 훌륭한 보조 선생이다.
이 날도 식탁에 생오이, 시금치나물, 백김치, 무석박지, 고등어조림, 멸치볶음에 들깨 미역국을 올렸는데, 국에 밥을 말아 각종 반찬을 올려서 먹던 누나가 오이 사이에 시금치와 고등어살을 넣어 먹으며 '이건 오이 햄버거야~' 하며 맛있게 먹으니, 아우가 자기도 그렇게 먹겠다며 모양을 만들어 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이렇게 각자 세상에 없는 햄버거를 만들어 깔깔 꼴꼴 웃으며 맛있게 먹다 보니 어느새 오이 한 개와 나물 한 접시, 고등어 1토막이 금세 없어졌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나도 오이 햄버거 먹고 싶었는데 오이가 한 개도 안 남았네!!! 잉' 해줬더니, 애들 왈 '오이 햄버거가 너무 맛있어서 우리가 빨리 다 먹었어요~~~' 하며 더 재밌어하였다.
이처럼 대학생들 영양 교육시킬 때보다 퇴직 후 육아를 하면서 더 영양 선생 같이 살고 있다 보니 '영양 선생'이 천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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