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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운 시절에도 식물들의 성장은 놀랍도록 왕성해 볕을 피해 정리해주지 않으면 텃밭과 정원이 금세 잡초 정글로 변한다.
새벽 6시 기온이 무려 27℃였던 지난 주말, 남편이 감나무 아래에 넓은 그늘막 하나를 설치해 주었다.
점점 뜨거워지는 햇빛을 감나무가 한 번, 그늘막이 한번 더 가려주고 그늘막 아래로 불어오는 솔솔바람이 노모의 땀을 살짝 식혀준다.
게다가, 덥다고 나오지 않던 꼬맹이 증손주들까지 그늘막으로 내려와 간식도 먹고 지지굴대며 증조할머니의 일손을 덜어준다.
세대를 넘는 아름다운 풍경.
문득, 성경 구절 하나가 떠올랐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시 121:5-6)
열대야가 40일 이상 지속된 엄청난 폭염 속에서 93세 노모와 꼬맹이 손주들의 삶을 보호하시고, 그들을 돌보는 우리에게 일상을 무난히 지나게 하시는 은혜가 물밀듯 밀려와 감사가 넘친다.
평범한 그늘막 하나를 통해 깨달은 하나님의 사랑이 무척 크게 느껴졌던 그날은, 흐르는 땀조차 감사의 고백으로 생각됐던 신기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