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손주 둘과 함께 지낸 지 벌써 반 년째.
그 사이 둘 다 키도 크고 말솜씨도 많이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변화된 것을 꼽으라면 단연 먹는 것으로, 초기에 차렸던 아기 밥상이 어느새 어른 밥상으로 변해 어지간한 음식들을 잘 먹게 되어 육아의 반은 덜은 것 같다.
한국 나이 7살 손녀는 면이라면 칼국수, 우동, 냉면, 수제비, 파스타, 라면 등을 유난히 폭풍 흡입하였는데, 이제는 밥과 다양한 채소 반찬, 두부 등도 편견 없이 먹게 되었고, 가장 싫어하는 계란과 고기 종류도 손자만큼은 아니지만 거부하지 않고 적당히 먹게 된 것은 참 놀라운 일. 과일 편식도 많이 없어져 요즘 한창 맛있는 복숭아는 먹방 수준급.
한국 나이 4살인 손자의 식사는 더 찬란해 살짝 매운 것도 별문제 없이 먹어 오징어, 낙지, 홍합, 바지락, 수육, 제육, 오리 등등 별 가리는 게 없고 요즘에는 고구마줄기 김치에 맛을 들여 물에 헹궈 밥에 다른 반찬과 함께 올려주면 한 그릇 뚝딱 비운다.
생선 조림은 물론이고 콩나물밥, 카레밥, 자장밥도 잘 먹고, 취나물이나 가지나물 등도 거부하지 않고 먹다 보니 두 손주의 끼니를 잘 준비하려는 나로서는 여간 홀가분하지 않다.
게다가, 우습게도 꼬마들이 식사를 맛있게 한 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할머니 식당 밥이 최고예요!!! 할머니 요리사님 잘 먹었습니다!!!'라는 기특한 멘트까지 날려주면 절로 흥이 나는 건 웬 주책(?)...
아무튼, 꼬맹이들이 밥 위에 서너가지 반찬들을 올리고 입을 쩍쩍 벌려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훗날 아이들이 자란 후 본인들의 어릴 적 폭풍 먹방 모습을 보고 잠시 흐뭇한 시간을 가져보라고 이곳에 짧은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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