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먼 산에 아지랑이 아른아른거리고
시냇물도 주르르르르 노래한다
새들도 짝을 찾아 봄노래를 부른다
꽃망울은 방긋 웃고
벌 나비 잠을 깨고
각시님도 춤을 추네
봄 ~~~~~~'
라디오를 통해 봄타령이 나올 때면 난 으레 봄나물 타령을 하는데, 그때마다 짠~ 하고 나타나는 봄나물들.
홀로 사시는 구순 노모가 봄볕을 받고 쑥쑥 올라오는 텃밭 야생 나물들을 캐서 건네주시는 봄 선물이다.
저 홀로 자라는 것들이라 자라거나 말거나 그냥 놔둬도 되건만, 먹을 수 있는 것을 버리는 건 죄라 여기시는 노모께서 노구를 이끌고 마련하신 것들이라 난 한 잎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지난주도 겨우내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은 시금치와 달래, 냉이, 쑥을 예쁘게 정리해 주셔서 시금치는 삶아 구운 김을 넣고 무치고, 냉이는 초고추장무침으로, 달래는 게장간장에 고춧가루와 깨 등으로 양념을 해 달래장아찌를 만들었다. 쑥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삶아서 냉동 보관하고.
상큼한 봄나물을 먹으며 올해도 엄마가 뜯어주신 나물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점점 기력이 쇠해지시는 엄마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돌봐드려야겠다는 먹먹한 다짐도 해 본다.
'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 물놀이 (0) | 2024.06.27 |
---|---|
황홀한 초여름 텃밭 (0) | 2024.05.31 |
텃밭, 체험 삶의 현장 (0) | 2024.04.16 |
세월의 정(情) (0) | 2024.04.03 |
수선화, 또 봄. (0) | 2024.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