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수상한 새싹들

신실하심 2023. 9. 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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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빛의 여름꽃들이 점차 마지막을 향해 달리는 중에 이미 씨앗을 만든 후 뽑힌 봉숭아밭에 새롭게 봉숭아 새싹이 올라오고 있다.

 

씨앗이 자라 꽃을 피우는 것을 보는 것은 무척 고마운 일이나, 내년에나 올라와야 할 싹들이 때도 모르고 올라오는 건 어째 수상쩍다.

 

날도 모르고 올라오는 봉숭아 새싹 무더기를 보는 순간, 이상 기후 영향이 내 코 앞에 닥쳐왔음이 실감이 나 마음이 살짝 내려앉는다.

 

텃밭 주인은 야리야리한 아기 봉숭아잎을 보면서 이 가을에 꽃까지 피려나 하시는데, 난 수상한 봉숭아의 징조가 훗날 내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내 자손의 세상이 존재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두렵기도 하다. 

 

지구촌의 각 나라에서는 절박한 심정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전략을 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시대를 열겠다고 계획하고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지만, 긴 세월 동안 마구 파헤친 생태계가 20여 년 안에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데, 이 시점에서 나라도 기후 위기 지연를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해야겠다는 긴박한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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