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텃밭 집사 활약상

신실하심 2023. 7. 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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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텃밭이지만 엄마의 연세가 90이 넘으시면서  주말마다 방문하는 나와 남편의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혹자는 엄마에게 이제 텃밭을 그만하라는 얘기도 하지만, 사실 엄마의 텃밭은  먹으려고 심기보다는 매일 달라진 모습으로 엄마를 맞이하는 자식 같은 채소들이, 엄마에게 행복과 운동, 생명과 하나님의 돌보심 등을 경험하게 하는 경이로운 장소이기에 나와 남편은 우리가 좀 더 수고하자고 맘을 먹고 엄마의 텃밭 생활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손바닥만 한 텃밭이라도 여름에는 모든 식물들이 쑥쑥 자라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도 늘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잔디 깎기나, 감나무와 고춧대에 약 주기, 비 한 번 오고 나면 왕성하게 자라 숲을 이루는 고구마줄기  솎아내기, 울타리 밖으로 나간 호박 넝쿨 올리기, 수확물 거두기, 소똥 퍼서 밭에 주기, 나무 가지치기 등 힘을 들여야 하는 일들은 모두 남편 몫이다. 게다가, 솎아 낸 고구마줄기 껍질을 벗기는  잔 일도 나와 엄마 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해 기꺼이 쭈그리고 앉아 도와주는 등, 그 활약상이 '텃밭 집사'라는 명함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엄마는 사위에게 미안하다며 더운데 그만 하라고 하시지만, 이 많은 일을 하자면 시간이 빠듯해 남편은 예예하고 결국 마무리를 하고 들어오는데, 깨끗해진 텃밭을 보고 기분 좋아하시는 엄마의 모습에 오늘도 우리가 장모님을 기쁘게 해 드렸다며 되레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텃밭 집사', 그가 바로 엄마의 큰 사위, 나의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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