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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내내 채소가 지천인 시대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도 엄마는 평생의 습관대로 김장거리를 마련해 늙은 자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엄청 분주하시다.
비 온다는 예보에 내가 방문하기도 전에 무밭의 무를 모두 뽑아 정리해 50개씩 5 다발을 만들어 지하실 입구에 앉혀 놓으셨는데, 굽은 허리로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셨는지 입맛이 다 달아나셨나 보다.
그래도 자식을 위해 사는 게 힘이라시니, 굳이 막지 못해, 오늘도 엄마 명령에 따라 갓과 대파, 쪽파를 뽑아 오남매 몫으로 가지런히 정리하시도록 힘껏 도와드렸다.
현관 입구에 앉아있는 무청 시래기 다발이 여전한 엄마의 자식 사랑인 것 같아 뭉클한 마음이 드는데, 엄마의 살아있는 사랑이 내년에도 존재할 수 있도록, 형제들이 엄마께 폭풍 감사로 화답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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