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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11월 중순이면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꽤 쌀쌀했던 것 같은데, 올해 11월은 새벽엔 섭씨 5~8도, 한낮 기온은 17~8도 정도로, 겨울로 들어서는 느낌이 별로 없다.
따듯한 날씨 탓에, 텃밭 옆에 묻어 놓은 서양채송화 한 송이가 다시 여름이 오는 줄 알았는지 방긋 웃으며 꽃을 피우고, 벌써 시든 백일홍 줄기에서 다시 작은 꽃이 피었다. 게다가, 고구마 캐고 난 후 심은 마늘밭에서는 마늘 싹이 다 올라와 겨울을 나게 할 비닐 옷을 어떻게 입혀야 할지 난감한 상황.
11월이 되도록 꽃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렇게 작은 텃밭에까지 이상 기후의 그림자가 드리우니, 어째 심난한 위기 의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백일홍 꽃이나 마늘싹이야 자신이 처한 환경에 힘껏 반응한 것뿐이니 탓할 수는 없고, 창조 세계의 질서가 무너지는 원인을 제공한 우리들의 자성(自省)과 행동의 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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