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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엄마가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텃밭 딸린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신 해부터 매해 엄마의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김장 재료를 준비해 오 남매에게 골고루 나눠주시는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연로해지셔서 몸움직임이 느리다고, 10월 중순인 지금부터 오 남매에게 줄 김장 재료 준비에 맘이 분주하시다.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자식들에게 줄 마늘이 적다고 한 걱정하시면서, 아기 손톱보다 작은 마늘 한 톨도 버리지 않고 까고 또 까고. 벌써 3일째 까다 눕고 또 까시는 중.ㅠ
사실, 우리들은 엄마가 편히 계셨으면 좋겠는데, 구순 넘은 노모가 5, 60 된 자식들이 여전히 당신이 돌봐야 할 어린 자식이라 생각하시는지 굽은 허리에도 마늘 까는 손이 쉬질 않으시니...에휴...
다만, 엄마가 그리 하시는 게 맘이 편하시면, 또 자신이 여전히 쓸모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저 도와드리는 일 외에 별도리가 없기에 나도 엄마 옆에 앉아 조용히 마늘 까는 일을 돕는데, 마늘 냄새만큼 진한 구순 노모의 모정(母情)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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