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한라산 들꽃 친구들

신실하심 2022. 9.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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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오른 한라산.

 

해발 1700m 전까지는 건장한 조릿대들이 등산길 양쪽에서 객들을 정중하게 맞더니, 그다음부터 넓은 평원이 펼쳐지면서 노란 기린초와 보라색 엉겅퀴, 그리고 남보라빛 투구꽃이 사방에 지천이다.

 

동네 천변에서 보던 야생초보다 꽃대가 훨씬 건강해보이고 꽃 색도 무척 선명하다.

 

산이 뿜어내는 깨끗한 공기와 이들을 품은 큰 산의 너그러움 때문인가?

 

사라오름 주변에 많이 서식한다는 야광나무의 빨간 열매가 노랑, 보라, 남색의 야생화와 어우러져 어그러진 내 마음밭에 일곱 빛깔 무지개를 그린다.

 

성판악 주차장에서부터 한라산 정상까지 편도 9.6km를 돌에 차이면서도 기꺼이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 들꽃들의 정다운 눈인사 때문이었다. 

 

또 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지만, 낯선 이를 반갑게 맞이해준 그들을 사진으로라도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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