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함께' 걷는 길

신실하심 2022. 9. 5. 16:29
728x90

 

월요일은 황톳길 걷는 날.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이라 비가 내려 쉬어야 하나 생각하다 딱딱해진 진흙길이 부드러워져 걷기에 수월하지 않을까 해서 우비까지 챙겨 일찍 길을 나섰다. 

 

예상과 달리 발목까지 빠지는 곳이 많아 온 다리에 머드팩을 바르고, 경사진 곳은 미끄러워 조심조심 슬라이딩해야 걸음을 옮길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곳은 적당히 부드러운 진흙이라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걷는 동안 발바닥은 자극을 받아 얼얼한데, 비를 맞아 촉촉해진 나뭇잎 덕분에 마음에는 푸른 행복이 넘실대니, 우연찮게 만난 비 맞는 두꺼비마저 꽤 정겹다.

 

남편과 함께 두런두런 얘기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발 씻는 곳에 와 있다.

 

▶ 걸은 거리 : 12.42km

▶ 걸은 시간 : 3시간 40여 분

▶ 걸은 걸음 수 : 2만 보 정도

 

오늘 걸은 빗 속의 진흙길은 마치 지나온 인생길 같았다. 질퍽하거나 미끄러운 길도 남편과 함께 이런저런 애기하며 걷다 보니 그럭저럭 지나왔고, 발바닥은 아프지만, 풍경에 취해 그 또한 견딜만했다.

 

'함께'여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지나온 그런 길이었다. 

 

'일상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산 들꽃 친구들  (0) 2022.09.14
와~ 백록담 !!!  (0) 2022.09.14
웃으면 복이 와요 ! ^#^  (0) 2022.08.08
애마(愛馬), 애인(愛人), 애모(愛母)  (0) 2022.08.01
재봉 삼매경(三昧境)에 빠지다...  (0) 2022.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