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텃밭, 감사 그리고 흔적들

고구마줄기 전성시대(?)

신실하심 2022. 7. 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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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비 한번 오더니 고구마 줄기가 무성해졌다. 어쩌냐?

엄마~ 뭘 어째요? 가서 솎아야지...

근데, 나 혼자 못해요~

나도 나 혼자 못한다~

그럼 같이 합시다~

 

고구마밭 속에는 모기가 많아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곤충이 모기인 나는 전투태세를 하고 줄기를 잡아당겨 최대한 밭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줄기를 하나씩 꺾어 내는데, 엄마는 모기도 타지지 않으신 데다 일하는 손이 어찌 빠른지 줄기 훑는 속도가 나의 2배 정도.

 

허리가 굽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어렵지, 한 곳에 앉아 하시는 일은 무척 빨라 껍질 까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지난 주말, 구름이 걷히며 갑자기 들이닥친 햇빛 아래서 그렇게 둘이 앉아 손톱 속에 땟물이 끼도록 고구마 줄기 훑고, 껍질 까서 큰 봉지로 하나 마련한 고구마 줄기. 혼자 못 잡으시니 좋은데 나눠주라셔서 교회 환우를 위한 음식준비팀에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아주 흐뭇해하신다.

 

먹는 것을 버리는 게 죄라고 여기시는 엄마 덕에  앞으로 고구마를 캐기 전 두 달여간은 매주 고구마 줄기와 씨름할 예정.

 

아무튼 지금 엄마의 텃밭은 지금부터 고구마줄기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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