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하나님의 비밀

성경 속 몇몇 인물들이 사는 법(法)

신실하심 2021. 6. 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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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갈이 다윗을 업신여김 (삼하 6:16-23)

사울에게 미움을 받아 쫓겨 다니던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고, 여호와의 궤를 다윗성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웃사의 잘못으로 그 자리에서 웃사는 즉사하고, 궤는 오벧에돔으로 옮겨지게 되었는데, 석 달 후 하나님의 궤를 다시 메고 다윗성으로 올라갈 때, 베 에봇만 입고 힘을 다하여 여호와 앞에서 뛰놀며 춤을 추는 다윗을 보고 그의 처 미갈이 심중에 다윗을 업신여기는 사건이 일어났다. 궤를 안전히 옮기고, 가족을 축복하러 올라온 다윗을 향해 아내 미갈이 다시 한번 다윗의 처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이후 미갈의 생전에는 자식을 두지 못하는 결과가 생겼다.

 

부부가 평생 항상 같은 맘을 갖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경우라도 결코 상대를 심중으로 업신여기거나, 비판하는 것은 그 화살이 결국 자신에게 다시 향하여 어그러진 부부의 삶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올해로 40년 차 부부인 나는 어땠나? 미갈처럼 남편을 업신여기며 살아온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반대로 최선을 다해 지지해주며 살기보다는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으니 그 부분에선 다소 부족함을 느낀다. 모든 이의 마음의 중심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께 회개하며 미갈의 우()를 범하지 않고 나머지 인생 동안 남편을 열심히 지지하고 세우는 일에 힘쓰는 아내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2. 욥의 친구들, 재난을 주는 위로자(욥 16:2)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난 자로 불리던 욥이 사탄에 의해 재산과 자식들 및 건강까지 잃어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되었을 때 그를 위로하러 찾아왔던 친구들(앨리바스, 빌닷, 소발)은 자신들도 유한한 삶을 사는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위로를 가장한 비판 또는 가르침으로 욥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짓밟았다. 사실 욥에게 일어난 일들을 두고 친구들이 해 주어야 할 일은 같이 아파하고 같이 울어주는 것 외에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믿고 있는 제한된 지식으로 마치 하나님의 마음을 모두 아는 듯 욥을 더욱 아프게 하는 '재난을 주는 위로자'로 선 것. 결국 욥기 42장에는 하나님께서 욥의 손을 들어주셔서 친구들의 우매함을 욥이 하나님께 드리는 번제로 상쇄시키도록 명령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어떤 친구였을까? 당사자가 아니면 결코 알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어쭙잖게 아는 하나님 말씀으로 오히려 재난을 주는 친구의 역할을 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말로 하는 위로보다 마음으로 함께 울어주는 위로자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3. 사울의 불쾌함(삼상 18:7-11)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히요 다윗은 만만이로다'라는 여인들의 노래에 심히 불쾌함을 느낀 사울이 다윗에게 창을 던져 죽이려는 사건이 일어났다.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야 만족했던 사울에게 그를 능가하는 다윗은 그를 매우 불안하게 하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울이 간과한 것이 있다.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으로 왕이 된 것을 잊은 것. 사람이 무엇이 되고 무엇을 하는 건 사실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려고 애쓰는가, 그것이 어떻게 사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님보다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사울의 삶은 죽는 순간까지 사람을 쫓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없애는 일에만 몰두하는 어리석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보는 건 늘 제한된 일일 수밖에 없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자 하는 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울처럼 자기 것을 잃을까 봐 염려하고 불쾌해하여 결국엔 살인하고자 하는 맘을 갖게 되는 죄된 인생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처럼 여전히 이끄시고 지키시는 하나님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그분의 등에 기대어 무의식적으로 들어오는 불쾌한 감정이라도 하나님 안에서는 모두가 형제요 자매인 것을 인식해 화목을 도모하는 은총으로 전환시키는 은혜 아래 살아, 지금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사는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4. 시편 속의 다윗

시편 150편 중 반 정도(73편)가 다윗이 쓴 시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인생 역정 중에 일어나는 수없이 많은 감정들을 하나님께 표출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울과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다닐 때의 억울함, 비참함, 고단함과 괴로움, 악인들에 대한 저주, 자신의 죄악에 대한 고백,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춰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등을 하나님을 향해 퍼붓듯이 또는 읊조리며 표현되고 있다. 시편을 내가 직접 읽지 않고 듣는 성경으로 들으며 읽을 때 다윗의 상황과 그때의 감정들이 좀 더 깊이 있게 다가오는데, 늘 한결같은 것은 바로 다윗이 토로하는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어렵게 하는 것은 사람인데, 다윗이 그 어려움을 토해내는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이었던 것은 그가 늘 하나님이 이 세상을 이끄시는 분임을 고백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보호 아래 온전히 기름부음을 입은 왕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나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사람 세상 속의 일원으로 산다. 그러다 보니, 남이 나 같지 않아 일어나는 시끄러운 충돌이나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서로가 사람을 대항하지 않고 모두 하나님을 향해 토로하고 이끄심을 구한다면 비록 사람이 사는 세상이나, 하나님이 주인인 그런 화목한 세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부터 실천이다! 

 

5. 솔로몬의 잠언과 전도서

솔로몬이 산당에서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린 후 그에게 나타난 하나님께서 무엇을 줄까 말씀하셨을 때 그는 '많은 백성들을 다스릴 때 필요한 '지혜'를 구했는데, 하나님이 이를 흡족히 여기시고 지혜와 총명한 마음과 함께 재물과 영광을 더하여 주셨다. 지혜로운 판결로 나라를 다스린 까닭에 백성뿐 아니라 이웃 나라의 지도자로부터 신망을 두텁게 받았던 솔로몬이었지만 열왕기상 11장에는 그의 왕후가 700명, 첩이 300명이나 되었고, 그가 사랑한 이방 여인에 의해 여호와 하나님을 떠난 삶을 살았기에 그의 통치 말년에는 에돔 사람 하닷과 엘르아다의 아들 르손 및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 등이 솔로몬을 대적해 난을 일으키는 어지러운 삶을 살게 된 것이 기록되어 있다. 비록 그에게 지혜와 총명, 부와 영광이 주어졌을지라도 그런 충만한 은혜가 오히려 그의 삶을 겸비치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세상에 다시없을 지혜와 총명과 부와 영광을 가졌던 솔로몬이 세상만사가 다 헛되고 헛되나,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마음을 지키는 것이 생명의 구원이며, 수고하고 기쁨을 누리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고백한 것을 보면 많은 것을 가졌다 해도 그것이 결코 삶을 온전한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러니,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음이 오히려 하나님께 집중하고 그의 의로우심을 의지해 살게 하시는 은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족한 중에 허락하신 작은 기쁨이 더 큰 은혜로 다가옴을 기억하며, 여전하신 하나님 앞에 아주 작은 자로 서 있는 지금이 감격인 것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