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단 6:10)
코로나 19의 대 유행 속에서 제한된 삶의 행동반경을 답답해하기보다 삶의 깊이를 더하려는 애씀이 시간과 함께 빚어져가는 인생을 좀 더 멋있고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출석하는 교회에서 전 교인들을 대상으로 다니엘이 드렸던 것처럼 하루 세 번씩 한 절 말씀 묵상 기도가 6일 간 진행되었다. 영상을 통해 담임목사님의 인도에 따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 한 줄에 기대어 침묵으로 말씀을 곱씹으며 하나님만 바라는 훈련의 시간이었다.
20여 년 전 어느 날 새벽, 하나님과의 친밀함보다 물질을, 건강을, 평안을 구하는 기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애쓰며 말씀 묵상과 기도 시간을 가졌지만 과연 지금 드리는 나의 기도와 묵상이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있었다.
또한 10여 년 전, 이런저런 일을 지나면서 말씀에만 의지하고픈 생각에 한 동안 주신 말씀, 시편 등을 외워 1000번씩 반복해 마음과 입술, 귀 등으로 깊숙이 보관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주,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절 말씀묵상기도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예루살렘을 향한 창을 열고 하루에 세 번씩 기도를 드렸던 다니엘처럼 각자가 시간을 내어 하루 세 번씩 오직 말씀에만 집중해 그것, 즉 예수님의 피와 살이 내 피와 살과 섞여 하나 되는 것, 우리가 주 안에 있는 은혜를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이 되도록 교역자들과 교회가 힘들여 기도로 준비했을 터였다.
하루 세 번씩 일정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한 두 번씩 건너뛰기도 했지만, 깨어 있는 동안 그 날의 말씀을 되뇌는 은혜를 오랜만에 경험하였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 주께로 와 쉼을 얻고(마 11:28), 날마다 우리의 짐을 지시는 것이 주님이 우리를 향한 구원이며(시 68:19), 보여주시는 생명의 길이 충만한 기쁨과 영원한 즐거움의 길이란 것(시 16:11), 근심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주님의 평안이 내게 임할 때인 것(요 14:27), 소망이 하나님께 있으므로 잠잠히 하나님만 바랄 것(시 62:5), 주님께 뿌리를 박아 온전히 세워져 감사함을 넘치게 할 것(골 2:7) 등 6개의 말씀 구절을 매일 묵상하면서 어느 순간 내면 깊숙한 곳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성경 말씀 구슬이 서로 엮여 하나의 목걸이로 만들어지는 경험을 하였고, 내 약한 것과 의문들, 그리고 과거의 말씀 관련 경험 등이 터치되어 하나님의 말씀이 좀 더 분명해 지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내가 주 안에, 주가 내 안에 늘 거하는 삶, 즉 하나님과 항상 동행하는 삶을 지향하면서, 나의 마지막 시간까지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생명의 길을 주님과 함께 뚜벅뚜벅 걸으며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즐거움과 충만한 기쁨, 그리고 감사로 점철된 평안의 시간들로 채워가고 싶은 소망이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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